언론보도
2026-10-30
![[기고] 배우자 명의로 돌린 부동산, 팔거나 상속하면 세금은 누구에게 갈까](/_next/image?url=https%3A%2F%2Fd1tgonli21s4df.cloudfront.net%2Fupload%2Fboard%2Fbroadcast%2F20261030090707973-ed86ff90e007cfe0.webp&w=3840&q=100)
부부 사이에서는 재산관리나 절세, 금융거래 등의 이유로 부동산을 배우자 명의로 이전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배우자에게 재산을 증여한 경우도 있지만, 재산의 실질적인 귀속은 그대로 두고 등기명의만 배우자로 변경한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런 부동산을 나중에 매각하거나 임대하거나 상속이 개시되었을 때다. 등기부상 명의자와 실제 재산의 귀속관계가 다르다면 세금 문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와 관련한 판결이 나왔다. 남편이 아내 명의로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등기원인을 증여로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증여가 아니라 명의신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사건이다. 의정부지방법원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해 부부간 명의신탁 관계를 인정하고, 실제 증여를 전제로 한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했다(의정부지방법원 2025구합10606, 2026. 5. 26. 선고).
이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등기부에 등기원인이 증여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증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토지와 건물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부동산 명의신탁이라는 이유만으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으며, 실제 증여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다만 취득자금을 남편이 부담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명의신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실제 증여의 의사와 자금 흐름, 부동산의 관리·사용관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누구에게 부과되나
이러한 차이는 부동산을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에서 직접적인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취득자금을 부담했지만 아내 명의로 보유해 오던 부동산을 매각한 경우, 등기상 양도인은 아내이다. 그러나 실제 명의신탁 관계가 인정되고 양도소득이 남편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다면 남편에게 양도소득세 납세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조세심판원도 명의신탁된 토지의 양도와 관련해 실질적인 소득 귀속관계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를 판단한 사례가 있다(조심 2025중3978, 2026. 2. 26.). 해당 사건에서 심판원은 명의신탁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당사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명의자인 청구인에게 부과된 양도소득세 처분을 취소했다. 이는 등기명의자와 실제 양도소득의 귀속자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실제 증여가 이루어져 아내가 실질적인 소유자가 된 것이라면 이후 해당 부동산을 양도할 때의 양도소득세는 아내의 양도로서 검토하게 된다. 다만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부동산을 증여일부터 10년 이내에 양도하는 경우에는 소득세법 제97조의2에 따른 취득가액 이월과세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관련 규정도 함께 살펴야 한다.
임대소득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을 임대해 온 경우에도 등기명의만으로 소득의 귀속자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아내 명의 건물이라도 실제 명의신탁 관계가 인정되고 임대소득이 남편에게 귀속된다면 남편의 소득으로 볼 수 있다. 임대차계약의 체결 및 관리 주체, 임대료의 수령·사용관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실제 소득의 귀속자를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실명법상 문제는 없는가
세금과 별개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은 부동산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배우자 간 명의신탁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한다. 다만 조세 포탈, 강제집행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 회피를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특례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명의신탁약정과 등기의 효력 및 과징금 등 별도의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실명법 위반 여부와 증여세 과세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상 허용되지 않는 경우라도 그 사정만으로 실제 증여가 있었다고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속이 발생하면 어떻게 되나
명의신탁 관계에서 배우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세 문제도 중요해진다.
남편이 실질적 소유자이고 아내가 명의수탁자였다면, 남편 사망 당시 아내 명의로 등기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부동산이 상속재산에서 당연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재산의 정의에 따라 피상속인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 재산과 권리는 상속재산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도 피상속인이 명의신탁한 토지와 건물의 지분을 상속재산으로 본 원심 판단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4두43295 판결).
한편, 명의수탁자인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명의신탁 관계가 입증된다면 해당 부동산을 수탁자의 상속재산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명의신탁 관계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하다. 반대로 명의이전 당시 실제 증여가 이루어져 아내가 소유자가 된 것이라면 해당 부동산 자체는 남편의 사망 당시 소유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배우자는 상속인이므로 상속개시 전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될 수 있다.
결국 같은 배우자 명의 부동산이라도 실제 증여였는지 명의신탁이었는지에 따라 양도·임대·상속 단계에서 검토해야 할 세금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명의를 바꾼 당시의 사실관계다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이전할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더라도, 훗날 처분·임대·상속이 발생하면 이전 당시의 재산관계가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명의신탁인지 실제 증여인지를 둘러싼 분쟁에서는 취득자금의 계좌 흐름, 부동산 관리자료, 임대료 수령내역, 매매대금의 귀속 등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따라서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이전했거나 과거 명의신탁 관계가 있었다면 현재의 등기명의뿐 아니라 명의를 이전할 당시의 자금 흐름과 당사자의 의사, 이후의 관리·임대·처분 과정, 향후 상속 가능성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명의변경으로 생각했던 일이 부동산을 팔거나 상속하는 순간, 결국 당시 이 부동산을 실제로 누구에게 귀속시키려 했는가라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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